술자리 뒤에 벌어진 일은 당사자 모두에게 ‘기억의 공백’을 남기곤 합니다. 

특히 한쪽 또는 양쪽 모두 만취 상태였던 상황에서 성관계가 있었다면, 그다음 날부터는 전혀 다른 문제가 시작됩니다. 

본인은 “합의였다”고 생각하더라도, 상대방은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는 순간 사건의 방향은 완전히 바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상담을 들어보면, 단순한 술자리에서 비롯된 오해가 성범죄 고소로 바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특히 ‘만취 상태’가 등장하는 사건은 수사기관의 기준 자체가 매우 엄격한 편입니다.

만취 상태 성관계 사건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은 ‘동의 여부’입니다. 

형법과 성폭력처벌법에서는 ‘의사결정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성적 행위를 매우 중하게 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저하된 상태는 단순히 취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의사 표현·판단·거부 의사 표시가 가능한지 여부가 기준이 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바로 범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그때 웃고 이야기했었다”는 정황만으로 무조건 합의로 볼 수도 없습니다. 

결국 사건은 상황 전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취함의 정도가 어떤 수준이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만취 상태 성관계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상대방이 ‘스스로 움직였는지’ 또는 ‘보조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했는지’입니다. 실제 사건 기록에서 자주 등장하는 요소가 CCTV, 술집 출입 장면, 계단 이동 장면, 택시 승하차 장면 등인데, 이 영상만으로도 ‘거동이 가능한 상태’인지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메시지 기록입니다. 술자리 전·후, 그리고 다음 날의 대화를 함께 보면서 합의 여부, 호감 교류 여부, 사후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셋째, 제삼자의 진술입니다. 함께 있었던 동석자나 업장의 종업원이 “말이 흐릿했다”, “지속적으로 쓰러졌다” 같은 내용을 진술하면 수사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만취 여부는 절대 ‘0 또는 1’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느 정도의 술 기운이 있었는지, 인지 기능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떨어졌는지, 스스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었는지, 술자리가 어떤 분위기였는지 등 수많은 요소가 합쳐져 판단되기 때문에 한쪽의 주장만으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사건은 기록 확보와 정황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취 성관계 사건에서 피의자로 조사받는 경우 가장 흔한 실수는 “본인의 기억이 흐릿하다 보니, 상대방의 주장에 맞춰 진술해 버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스스로 걸었음에도 “그때 내가 많이 취했으니까 아마 상대방도 많이 취했겠지…”라고 생각하며 불리한 내용을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진술은 나중에 번복이 매우 어렵고, 검찰로 넘어갔을 때 결정적 불리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정확한 기억이 사라져 있어, 오해가 사실처럼 굳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만취 사건은 ‘기억의 공백’을 사이에 둔 채 서로의 해석이 달라지는 구조를 갖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기록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 단계, 즉 상대방의 문제 제기가 처음 시작되는 순간부터 대응이 필요한 상황도 많습니다. 예컨대 “어제 일 기억나?”라는 메시지가 도착한 이후, 바로 사과부터 하고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메시지가 고소장의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사과는 곧 ‘사실 인정’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건이 오해인지 명백한 사실인지 판단하기 전에는 섣부른 대응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만취 상태 성관계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시간대별 정황 정리, 객관 자료 수집, 메시지 흐름 분석, CCTV 확보 여부, 당시 술자리 동석자 파악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상대방의 진술만으로 사건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건에서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불필요한 기소나 재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건들은 감정이 개입되어 있거나, 기억이 불명확하거나, 정황이 복잡해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서로의 입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시간 순서대로 구조화하지 않으면 오해가 사실처럼 굳습니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며, 특히 증거 구성이 중요한 사건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만약 현재 만취 상태 성관계와 관련해 고소를 받았거나, 상대방과의 연락 과정에서 불안한 기류가 느껴진다면 너무 늦기 전에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의도와 정황이 왜곡되어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대응하기 어려운 사건일수록, 정확한 기록 정리와 법리 검토가 필요합니다. 배경을 정확히 정리하고 필요한 자료를 구성하는 방식만으로도 사건의 방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초기부터 성범죄전문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